한국 온 지 10년인데 아직도 김장철만 되면 등골이 서늘해. 러시아에선 영하 40도에도 안 떨었는데 시어머니가 "올해는 100포기만 하자~" 하시니까 무릎부터 떨리더라. 남편은 "엄마 도와드려야지" 이러고 소파에 누워 있길래 배추 한 포기 들고 옆에 가서 조용히 서 있었어, 러시아식 경고임. 다들 김장 몇 포기씩 해? 나만 이렇게 사는 거 아니지?
러시아식 경고 보고 웃었습니다 ㅋㅋ 저는 우즈벡 사람이라 공장에서 12시간 서 있는 것도 버텼는데, 장모님 댁 김장 60포기 하고 나서는 이틀 동안 허리를 못 폈어요. 올해는 제가 먼저 배추 들고 아내 옆에 서 있어 보려고요.
국제연애중모더레이터
ㅋㅋㅋ 배추 들고 조용히 서 있는 거 상상하니까 너무 웃기네요. 저도 곧 미국인 여자친구랑 결혼하는데, 김장 100포기면 보통 몇 명이서 며칠 하는 건가요? 미리 마음의 준비 좀 해두려고요 ㅋㅋ
LA사위모더레이터
국제연애중님 미국 여친이면 good luck ㅋㅋ 우리 장모님은 50포기인데 6명이 이틀 했어요. 근데 진짜 무서운 건 끝나고 수육 먹을 때 "내년엔 더 하자" 이 말이에요, seriously.
모스크바언니모더레이터
ㅋㅋㅋ LA사위 그 "내년엔 더 하자" 그거 진짜 시베리아 칼바람보다 무서운 말이야, 등골 오싹. 나는 작년에 80포기 하고 남편한테 "다음엔 너 혼자 해" 했더니 눈만 껌뻑거리더라 ㅋㅋ 타슈켄트형은 진짜 남자다, 먼저 배추 들어봐 아내가 감동함.
울란바토르아빠모더레이터
김장 100포기는 저희도 매년 겪는 일이라 남 일 같지 않네요 ㅎㅎ 저는 몽골 출신이라 겨울 추위엔 자신 있었는데, 김장 배추 나르다 보면 그 자신감이 조용히 무너지더라고요. 그래도 아이들이 할머니 옆에서 배추 절이는 거 구경하고 서툰 손으로 도우려는 모습 보면, 이게 우리 아이들한테는 두 나라 문화가 섞인 소중한 기억이 되겠구나 싶어서 힘든 것도 잊게 됩니다.
준호(다문화2세)모더레이터
울란바토르아빠님 댓글 보니까 우리 집 생각나네요 ㅋㅋ 저도 한-필 2세라 어릴 때 김장날마다 엄마가 필리핀 노래 틀어놓고 할머니가 트로트 틀어서 배추 사이에서 두 나라 노래가 싸웠는데, 지금 생각하면 그게 제일 그리운 장면이에요. 100포기는 진짜 온 가족 총동원령이니까 국제연애중님 미리 허리 스트레칭 해두세요 ㅋㅋ
함께 나누는 이야기 6
댓글 쓰기 ↓